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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發 침체 반복 '日銀 흑역사'…"이번엔 인상속도 조절"

发帖시간:2024-03-29 21:00:46

금리인상發 침체 반복 '日銀 흑역사'…

단기금리 -0.1%서 0~0.1%로…금융완화 주요 정책 폐기
IT버블·글로벌 금융위기 때
금리인상 단행했다 침체 가속
"日銀이 경기악화 주범" 오명
국채금리 통제 8년만에 포기
ETF 매입도 중단하기로 결정
우에다 "시장금리 급등 없다"


19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정책 결정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 등이 그 역할을 다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일본은행(BOJ)이 19일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기하고 17년 만의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그동안 유지해온 비정상적인 금융정책의 정상화를 의미한다. 다만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 완화 정책을 지속한다는 것과 급격한 금리 인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000년과 2006년 금리 인상 후 경제가 급속도로 위축됐던 흑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변화에도 당분간 정책금리는 보수적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완화적인 금융 환경이 지속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17년 동안 금리 인상 정책을 해온 전례가 없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극도로 신중하게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일본은행은 과거 금리 인상과 관련한 흑역사가 있다. 금융 정상화에 나설 때마다 경기 침체로 이어지며 '일본은행의 오판' '경기 악화의 주범'이라는 비난을 들었다. 대표적으로 일본은행이 2000년 8월 정책금리를 0.25%로 인상을 결정한 뒤 불과 7개월 만인 2001년 3월, 전 세계가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로 경기가 악화되며 일본 경제 또한 크게 요동쳤다.

또 일본은행은 2006년 3월 양적 완화 정책을 중단하고 2006년 7월과 2007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 금리를 올렸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당시 금리 인상은 디플레이션(성장 부진과 물가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고착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일본은행은 1990년대 초 거품경제 붕괴 이후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세계적으로도 드문 장기간의 금융 완화 정책을 지속해왔다. 핵심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수익률곡선 제어(YCC),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으로 대표되는 세 가지다.

일본은행은 이날 정책 결정을 통해 2016년 2월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시중은행이 일본은행에 돈을 맡기는 당좌예금의 경우 -0.1%의 단기정책금리를 유지했는데, 이를 0~0.1%로 올린 것이다. 일본은행으로서는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의 금리 인상이다.

또 2016년 9월 중앙은행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면서 국채시장 금리를 직접 통제하기 위해 도입한 YCC도 이번에 중단하기로 했다. YCC 철폐 이후에도 금리 급등을 막기 위해 일본은행은 일정 규모의 국채 매입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의 매입 또한 이번에 중단됐다. 일본은행의 ETF 매입은 2010년 도입됐다. 한때는 연간 6조엔(약 54조원) 규모로 매입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일본은행은 지금까지 도쿄 주식시장 주가지수(TOPIX)의 하락폭이 2%를 넘었을 때 ETF를 매입하며 일본 증시를 지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물가 2% 목표를 지속적·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서면 금융 완화 정책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해왔다. 특히 정책 전환의 핵심 조건으로 우에다 총재는 "올봄 노사 교섭의 결과를 주목하겠다"고 말해왔다.

지난주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가 발표한 춘계 노사협상 1차 집계 결과, 임금인상률이 1991년 이후 33년 만의 최고치인 평균 5.2%를 기록했다. 또 조합원 수 300명 미만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률도 4.42%로 3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일본은행으로서는 정책 전환의 조건이 충분히 갖춰진 셈이다.

여기에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을 기록해 22개월 연속 2% 이상 상승을 이어나갔다. 물가 상승이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다시 물가에 반영되는 선순환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탄탄한 기업 실적도 일본은행의 결정에 힘이 됐다. 현재 일본 기업 호실적의 주요 원인으로는 가격 인상과 함께 엔저가 꼽힌다. 일본 상장사 1000여 곳의 경우 2023년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순이익 전망치는 43조4397억엔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3년 연속 최고치 기록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엔저 지속 여부도 관심사다. 당장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에도 이날 오후 4시 현재 달러당 엔화값이 1엔 이상 떨어지며 150엔대를 돌파했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해제 후에도 일정 규모의 국채 매입을 이어가며 지속적인 금융 완화 의지를 표방했기 때문에 엔저 현상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분위기다. 그동안 마이너스 금리 정책 시행으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또한 하락세를 이어갔다. 우에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책 결정으로 예금금리나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것 같지는 않다"고 견해를 밝혔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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